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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이런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 우한폐렴 확진자 (feat.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폐럼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연일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벌써 23번째 확진자가 나왔고 중국에서는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필리핀 등 인도네시아 인접 동남아국가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2월 7일(금) 현재까지 우한폐렴(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구가 세계 4위 에 달하고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화교들도 많으며 발리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인도네시아에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는 말은 현재 인도네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나에게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 내가 이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던 건 비단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느꼈었던 열악한 의료기술과 시설 때문은 아니다. (물론 아예 아니라고 말은 못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각해지기 직전 말레이시아에 출국을 했다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스마랑으로 입국 했었다. 그 때 입국하며 봤었던 인도네시아의 관련 대응이 정말 열악했었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그것도 중국인들이 많이 오고가는 말레이시아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은데 열카메라 하나만 덩그러니 놔두고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나는 아직까지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놓는 그런 통계적 수치를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물론 인도네시아가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에 발 빠르게 조치했던 것들은 한국보다 더 효율적이고 완벽에 가까운 조치였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자 마자 중국인들에 대한 인도네시아 입국을 전면 금지시켰고 몇일 후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수출 항공화물에 대한 금지조치도 내렸다. 오늘 본 뉴스에서는 중국식품 수입도 제한시켰다.

 

실제로 업무를 하면서 인도네시아 관공서로부터 많은 공문들을 받고 있는데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대부분이 중국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사실 중국과 관련된 물자나 인원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오는 걸 정부가 발 빠르게 막아낸건 정말 칭찬할만한 일들이다. 한국에선 이제서야 중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시킨 것에 대해 늦장대응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적어도 이 부분은 인도네시아가 한국보다 훨씬 더 나은 대처를 한 것 같다.

 

한국에서도 약 일주일 전에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전세기를 동원하여 한국으로 입국시켰다. 그 당시에 입국자들을 어느 곳에 격리시킬지 에 대한 이해관계를 좁히지 못해 잡음이 다소 있었는데 인도네시아는 특유의 지형적 특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우한 입국자들을 격리시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 자국의 특징을 십분 활용하여 우한 입국자들을 'Pulau'Natuna(나투나 섬)'에 격리시켰다. '나투나 섬'은 남중국해 분쟁지역으로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인데 이 곳에 우한 입국자들을 격리시킨데에 대해 외교적인 주장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인도네시아도 중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나라인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중국 눈치를 보지 않고 오히려 자국민 보호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괄목할만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우한폐렴 확진자는 없지만 오늘 아침에 인도네시아인이 싱가폴에서 확진을 받아 싱가폴 병원에 격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사람이 인도네시아에서부터 감염상태로 싱가폴로 넘어간건지, 싱가폴에 넘어가서 감염이 된 건지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 중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몇 해를 지내다보니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의료시설과 공공위생 개념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인도네시아 내에서 발생하는 순간 그 파급력과 전염속도는 엄청날 것이다. 자카르타 쪽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스마랑에서는 아직까지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의 통계도 믿을 수 없고, 확진자가 아직 없음을 신께 감사드리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의구심과 회의감이 계속 증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