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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이런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에 대하여 (feat. 해외취업)

동남아시에에서 취업 자리를 구하려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게 바로 제조업이다. 물론 어느나라나 제조업이 근간이 되지 않는 나라는 없지만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은 특히 동남아시아에 많다. 당연히도 그럴 것이 값싼 노동력을 구하기 위해선 사장으로선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말고는 방법이 없다. 15년 전에 한국회사들이 값싼 노동력을 위해 중국과 중남미에 많이 진출했다면 지금은 대부분의 제조업은 동남아시아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젊은 생산인구가 많은 나라에 대한 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크고 작은 제조업 공장들을 어렵지 않게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바이어의 주문을 다이렉트로 받아 공정을 진행하는 대규모 OEM 업체부터 그 업체에 물건을 대는 하청업체들 까지 다양한 종류와 규모의 공장들이 있다.

하루하루 공장이 많아지는 추세다보니 그 만큼 그 곳에서 일 할 한국인 관리자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이런 제조업 공장에서는 현지 직원들과 나이 지긋하신 한국 직원분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젊은 한국인 중간 관리자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그렇다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취업을 하려고 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들이 이런 중간 관리자 역할에 대한 공고다.

한국에서는 대졸자가 공장생활을 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물론 공대를 나와 자동차, 반도체 등의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이렇게 봉제업이 기반이 된 제조업에 일하게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우리나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봉제 제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영업부는 한국에 위치해 있고 생산 공장은 해외에, 특히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동남아시아에서 봉제 제조 공장에서 일하면 생산관리 직무를 맡아 일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업부서가 공장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영업직무자로서 근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공장생활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장 자체가 시내와는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공장에서는 거의 기숙사를 제공하고 한국인 직원들은 그 곳에서 생활한다.

공장 업무 시작 시간이 대체적으로 일반적인 서비스업보다 빨라서 출근시간도 이른편이다. 보통 07:00~07:30사이에 업무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나 회사마다 더 빨리 업무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생활을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급여는 타 직군에 비해 높은 편이다.

공장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거부감이 있다보니 퇴사율도 높은 편이다. 처음 생각하고 온 것들에 반해 이질감도 많고 조직생활의 최전선에 있는 곳이다보니 그 부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느 조직생활과 모든 사회생활이 그렇듯 쉬운 일은 없는 것 같다. 돈을 받고 일하는 회사의 경우 더 그렇다. 남의 돈 받는 게 거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이 생활은 어지간한 마음가짐이 아니고서야 버티기 쉽지 않다. 또 이 쪽으로 경력을 쌓는다는 것 자체에 대한 마음을 먹기가 정말 어렵다. 타 직군에 비해 다른 쪽으로 경력을 이어가기 쉽지않다. 특히 생산관리 직무는 봉제공장에 특화되어있는 직무라 나중에 전혀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할 경우 그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쪽 업계에 뜻이 있고 생산 자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겐 최선의 선택인 건 맞는 거 같다. 업계의 최전선에서 직접적으로 업무를 배울 수 있고 그와 함께 금전적인 부분도 두둑히 챙겨놓을 수 있으니 좋은 선택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내가 바라보는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은 이렇다. 내가 경험한 부분이 이 것 뿐이어서 굉장히 편협하고 한쪽에 치우친 의견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취업을 하려고 할 때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인도네시아에 취업하려고 하는 분들, 또 제조업 쪽으로 취업하려고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사항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