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기는 이런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생활의 시작 (인도네시아 어학연수)

인도네시아에서 살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소식을 자주 듣는다. 사는게 어지간히 쉽지 않은가보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고, 내 몸 뉘일 수 있는 집은 숨만 쉬면서 10년 동안 벌어도 사기 힘들단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연애, 결혼, 육아와는 담을 쌓고들 살고 있다. 그런데 또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작금의 현실이 비단 요즘들어서만 그렇게 나빠진 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우리나라의 현실은 무기 없이 뛰어든 전쟁터와 다름없다.

 

이럴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해외취업과 해외생활에 대한 물음이 정말 많다.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도 그렇고 개인적인 연락으로도 인도네시아에서 살기가 어떤지, 급여는 어떤지, 또 적응은 잘 할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들이 정말 많다. 이런 질문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한국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반증이기도 하니 좀 씁쓸한 기분도 든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것처럼 해외에서의 생활, 특히 인도네시아 생활도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나야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 곳에 발을 내딛었으니 리스크가 많이 줄었지만 그런 연고없이 무작정 이 동네로 들어오는 건 너무 위험하다.

나는 GYB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발을 내딛었다. 대우재단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일정 인원을 선발해서 어학연수 및 현지문화에 적응시키고 해당국가에서의 취업까지 그 프로세스가 이어진다.

 

특히 동남아 지역으로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인데 동남아시아 경제성장이 괄목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에 따라 한국기업들이 동남아 지역의 각국으로 진출해있기에 젊은 한국인 관리자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 외에도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본인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언어 및 문화교육을 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연수과정은 녹록치 않다. 새벽 5시30분 기상 후 아침운동을 하고 오전부터 저녁까지 언어수업이 끊임없이 진행된다. 이와 더불어 수업이 종료되고 나서는 야간자율학습도 진행된다. 성인이 다 되어서 군대와 수험생 시절의 생활을 결합해놓은 그런 프로그램이 적응한다는 게 말이 쉽지 절대 보통 정신으로는 이겨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약 6개월 간의 어학연수는 단기간에 해당국가의 언어를 최대한을 빠르게 익힐 수 있게 도와준다. 한 나라의 언어를 읽고 쓰고 말하는데 불과 6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누군가 말하면 자연스레 '얼마나 빡세게 공부를 한거야?'라고 되묻지 않겠는가?

 

그렇게 힘든 연수생활이 끝나고 나면 연수생들은 각자 본인이 지원하거나 컨택된 회사들과 면접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각자의 본격적인 해외 커리어를 위해 뿔뿔이 흩어진다.

여기에 해외취업의 '암'이 있다.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해외에서의 생활이 정말 멋있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돈도 잘 벌고, 본인의 시간도 충분히 누릴 수 있으며 커리어와 언어능력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노력 여하에 따라 돈도 잘 벌고, 언어능력도 키울 수 있는 건 맞지만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안하는 게 좋다.

 

물론 업종과 직군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긴 하다. 보통 자카르타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 도시 내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따라 급여 수준은 하향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스마랑이나, 더 시골지역의 경우에는 급여는 높은 대신 도시의 생활을 포기하고 사내 기숙사에 살면서 생활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사내 기숙사나 인도네시아 시골지역의 삶에 대해서 지속 포스팅을 하겠지만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해외생활에 대한 헛된 꿈과 희망을 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당연 인도네시아에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얻을 수 있는 것도 정말 많다. 남과는 다른 커리어, 새로운 경험들, 업무적인 능력, 언어능력 등 내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이 정말 많지만 반면에 한국에서의 편안하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는 없다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세상 사는 게 뭐 다 그렇지 않겠나?

 

장점이 있으면 또 그 어딘가에는 단점이 도사리고 있는 게 세상 일 아닌가.

 

 

모든지 다 좋을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