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아직 없는 이유? (feat. 글쎄...)
중국에서는 벌써 우한폐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40,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1,000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요즘은 정말 역사적으로 남을 심각한 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 사스, 메르스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확산 정도가 심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춘절이라는 중국의 대명절과 중국 내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환경적, 시기적 요인들이 더해져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비단 중국 뿐 아니라 주변의 인접국가들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고 중국이 아닌 타 국가에서도 사망자가 이미 발생하였다. 영화에서만 보던 그런 상황들이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내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없었다. 나는 솔직히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확한 통계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고 있고 이 많은 인구 중에 의심환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데에 커다란 회의감을 품고 있다.
그러다가 오늘 인도네시아 'KOMPAS TV'에서 작성한 기사를 하나 보게됐다.
기사 제목은 'Alasan Virus corona Belum Masuk ke Indonesia', 즉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도네시아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이유다.
정말 궁금하긴 했었다. 인접국가인 말레이시아, 호주, 필리핀, 싱가폴, 베트남에서도 확진자가 이미 있고 의심환자는 말할 수 없이 많은데 왜 인도네시아만 유난히 단 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인가?
인도네시아 매체에서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도네시아에선 나름 공신력 있는 매체인데 전달해주는 정보가 영 신뢰가 가질 않는 건 사실이다.)
1. 열대성 기후
인도네시아의 관계자에 따르면 열대성 기후에서는, 다시말하면 기온 35~37도에선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낮아진다고 한다. 평균기온 35~37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그래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예전에도 있었던 이야기긴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활동성이 낮아져 전염성이 낮아지고 금방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상기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 인도네시아는 충분히 그 필요충분 조건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일반적인 오류가 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의 사실이 맞다면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 특히 인도네시아와 가까이에 위치해있는 나라들 또한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확진자가 없어야 하는데, 인근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은 확진가가 이미 발생한 상태다.
열대성 기후라는 요인이 인도네시아에 확진자가 없는 이유를 어느정도 만들어 줄 수는 있겠으나, 열대성 기후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는 확진자가 없다는 것은 주변 국가들을 고려해봤을 때 조금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생각된다.
2. 충분한 검사 인프라
이건 바이러스 창궐 시 대비책인데 이게 왜 인도네시아에 확진자가 없는 이유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기사를 잘 못 해석한 건 줄 알고 계속 읽어봤는데 내가 틀리지 않았다.
기초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인도네시아는 아직까지 감염자가 없으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신체 내에 자리잡고 공격하지 못할 만큼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면역력은 높다는 주장이다. (도대체 무슨 주장인지 감이 안잡힌다.)
그러면서 선제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WHO의 공식적인 기준에 부합한 인프라와 검사체계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설령 의심자 혹은 확진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타 국가들에 비해 빠른 대비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확진자가 없어서 그런지 이번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3. 인도네시아인의 면역체계와 손 씻기 습관화
하버드 연구팀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데에 대해서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지금쯤이면 1~10명 정도의 감염자가 나왔어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우한발 여객기의 목적지를 보면 인도네시아가 7% (6위)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도네시아와 우한을 오가는 항공 여객기가 많았음에도 단 한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것은 거짓 통계가 아니며 세계적으로 인도네시아가 바이러스 검출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에 대해서 코로나 검사를 위한 검사키트 또한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그 의구심을 일축시켰다.
인도네시아 매체에선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생할 수 없는 인도네시아인의 특별한 면역체계가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하루 다섯번 기도와 식사할 때 등 매일 10차례 이상 손을 씻기 때문에 비교적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인 것 같으면서도 또 다시생각해보면 아예 일리가 없지는 않다.)
모두 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고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증명이 된 사실은 아니기에 전적으로 신뢰 할 수는 없지만 확진자가 1명도 없다는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생각해보면 인도네시아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특수한 무언가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자가 없다는 말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열대성 기후가 요인이라고 하기에는 인도네시아 이외의 열대성 기후 국가들에서도 이미 확진자가 발생하였기에 신뢰성이 떨어지고 인도네시아인 만의 특수한 면역체계가 그 요인이라고 하기에는 과학적, 의학적으로 증명된 부분이 없다. 즉, 아직까지 인도네시아에 확진자는 없지만(물론 의구심은 있지만) 없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만약 실제로 확진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정부의 이 통계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 인도네시아의 그 무엇인가가 이 바이러스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생각도 한번 해보게 된다.